1. 국내 판례의 극적인 변화: 형식주의에서 실질주의로
국내에서는 유언대용신탁 재산이 유류분 반환 대상인지를 두고 상반된 하급심 판결이 존재합니다.
- 수원지법 성남지원(2017가합408489): 신탁의 "형식"을 중시했습니다. 신탁재산은 이미 수탁자(은행)에게 이전되었으므로 상속재산이 아니며, 상속개시 1년 이전에 설정되었고 수탁자가 악의가 없다면 반환 대상인 증여재산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서울고등법원 최근 판결(2021나2051264 등): 신탁의 "실질"을 우선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은 실질적으로 사인증여(Deathbed gift)나 유증(Legacy)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이를 유류분 산정에서 제외하면 유류분 제도 자체가 형해화될 위험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설정 시기와 관계없이 유류분 산정 기초재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최근 고등법원들의 일치된 경향입니다.
- 서울고등법원 2024나2011243 판결: 이 사건 신탁재산이 형식적으로는 망인의 적극적 상속재산에서 제외되었다 하더라도, 유류분 산정 시에는 상속인인 피고가 받은 '특별수익'으로서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명시했습니다.
- 서울고등법원 2021나2051264 판결: 유언대용신탁은 실질적으로 사인증여 내지 유증과 유사한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 서울고등법원 2023나2030353 판결: 유언대용신탁의 수탁자로의 재산 이전은 성질상 무상이전에 해당하며, 상속인을 수탁자(또는 수익자)로 하는 경우에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증여재산에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판례가 유언대용신탁 재산을 포함시킨 이유 (법리적 근거)>
최신 판례들이 과거 하급심(수원지법 성남지원 2017가합408489)의 '부정설'을 뒤집고 포함시킨 핵심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실질주의 원칙: 유류분 기초재산에 산입되는 증여인지 여부는 형식적·추상적 성질이 아니라, 실질적인 관점에서 피상속인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무상처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 유언의 기능적 등가물: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가 사망한 때 수익자에게 수익권을 취득하게 하므로, 법률관계의 실질이 민법 제562조가 정한 '사인증여'나 '유증'과 매우 유사합니다.
- 위탁자의 사실상 지배: 위탁자는 언제든지 수익자를 변경할 수 있고 신탁을 종료시켜 재산을 복귀시킬 수 있으므로, 신탁 체결 후에도 위탁자가 재산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봅니다.
- 유류분 제도 형해화 방지: 만약 신탁재산을 유류분 산정에서 제외한다면, 유언대용신탁이 "유류분 제도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어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형해화)"이 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유류분 반환 시 취급 방식>
- 특별수익 인정: 법원은 신탁을 통해 수익자가 얻는 이익을 "특별수익"으로 간주하여 유류분 부족액 계산 시 공제합니다.
- 반환 순서: 유언대용신탁 재산은 유류분 반환 순서에 있어서 사인증여나 유증에 준하여 취급됩니다.
2. 학계의 주요 학설 대립 (반환 대상과 상대방)
유류분 반환을 긍정하더라도, '무엇을' '누구에게' 청구할 것인가에 대해 네 가지 주요 견해가 있습니다.
- 적극적 상속재산 포함설: 위탁자가 생전에 수익자 변경권 등을 통해 재산을 사실상 통제하므로, 형식적 이전에도 불구하고 이를 피상속인의 남겨진 재산으로 취급하자는 견해입니다.
- 증여재산 포함설: 수탁자로의 이전은 '무상 처분'이므로 민법 제1114조(증여)를 적용하자는 견해입니다. 이 경우 '사망 1년 전 설정' 등 엄격한 요건이 필요하게 됩니다.
- 수익권 유증/사인증여설 (다수설): 신탁재산 자체가 아니라, 수익자가 취득하는 '신탁 수익권'을 유증 또는 사인증여로 보아 그 가액을 산입하자는 견해입니다.
- 부정설 (소수설): 신탁의 독립성을 존중하여 신탁재산과 수익권 모두 유류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견해입니다.
3. 비교법적 관점: 미국과 일본의 사례
해외에서도 신탁을 통한 유류분 회피는 엄격히 제한됩니다.
- 미국 (철회가능신탁): 유언대용신탁과 유사한 '철회가능신탁(Revocable Trust)'의 경우, 위탁자가 신탁 재산에 대해 지배권(Control)을 유지하므로 배우자의 선택적 상속분(Elective Share) 산정 시 상속재산에 가산(Augmented Estate)합니다.
- 일본 (공서양속 위배): 도쿄지방법원(2018년)은 유류분을 잠탈(회피)할 목적으로 설정된 신탁은 사회질서에 위배(공서양속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경제적 가치가 없는 부동산을 신탁에 넣은 행위 등을 유류분 방해 의도로 보았습니다.
4. 실무상 난점: 반환 방법과 평가
실제로 유류분 반환 소송이 진행될 때 다음과 같은 실무적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 반환 상대방: 실질적 이익을 얻는 수익자를 상대로 청구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수익자가 아직 특정되지 않았거나 미성년인 경우 "수탁자(은행 등)"를 상대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쟁점입니다.
- 가액 평가의 복잡성: 신탁 수익권은 장래에 불확실하게 발생하는 이익(수입수익권)과 신탁 종료 시 받는 원본(원본수익권)이 섞여 있어, 이를 현재 가치로 감정 평가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 원물반환 또는 가액반환: 우리 민법은 원물반환이 원칙이지만, 신탁재산 지분을 직접 반환하면 신탁 관계가 훼손되므로 가액(현금)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합니다.
5. 요약
과거에는 신탁을 유류분 회피의 '치트키'처럼 생각하기도 했으나, 최근 우리 법원과 학계는 유류분 제도의 공익적 취지를 우선하여 신탁을 통한 잠탈을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명확히 선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언대용신탁을 설계할 때 반드시 유류분을 고려한 안분 설계를 해야 분쟁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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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대용신탁과 유류분 반환청구
유언대용신탁 신탁법 제3조(신탁의 설정) ① 신탁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으로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수익자가 없는 특정의 목적을 위한 신탁(이하 “목적신탁”이라 한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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